Porsche - F. A.의 유업

F. A.의 유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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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전체 개발 과정에서 포르쉐의 개발 과정을 모범으로 삼았습니다.”
롤프 베르크만

포르쉐 스포츠카의 제작은 시계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포르쉐 디자인 타임피스 주식회사의 모노블록 액추에이터가 해답을 알려 준다.

시계 기술자가 혼자 작업대에 앉아 있고, 그의 앞에 소형 핀셋과 스크루드라이버가 놓여 있다. 그는 눈에 확대경을 끼고 시계의 기계 장치를 조립하여 케이스에 장착한다. 이것이 누구나 떠올리는 시계 제작 공장의 전통적 모습이다. 심지어 이렇게 작업하고 있는 곳이 지금도 많다.

포르쉐 디자인 타임피스(Porsche Design Timepieces) 주식회사에서도 전문가들이 침착하게 시계에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계 제조사는 제작 과정에서 전통적 시계 제작 공장과 다른 방식으로 작업한다. 이 회사는 2014년 스위스의 졸로투른(Solothurn)에 설립되었을 때부터 포르쉐 주식회사가 운영하는 바이삭 연구개발 센터와 주펜하우젠 생산 공장을 모범으로 삼았다. 이는 우연한 일이 아니다. 대표 이사 롤프 베르크만(Rolf Bergmann)을 비롯하여 포르쉐 철학이 핏줄에 흐르는 인사들이 포르쉐 디자인 타임피스의 주요 직책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베르크만은 대학에서 제조 공학을 전공하고 주펜하우젠에서 오랫동안 프로덕션 매니저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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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는 생산과정에서의 유연성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했다. 생산라인에서는 카레라, 터보, 쿠페, 타르가 또는 카브리올레가 정해진 순서없이 임의적으로 생산된다. 이때 해당 차량 조립에 필요한 부품들이 정확한 타이밍에 투입되어야 하는데 베르크만은 이 시스템을 시계 제작에도 적용시켰다. 그리고 여기에서도 유연성있고 신속한 부품조달이 가능한 공급업체와 협력함으로써, 소규모 제품 라인에서 개인 맞춤형 시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모델들을 문제없이 만들 수 있게되었다. 그리고 이미 몇몇의 포르쉐 클럽들이 소규모의 모델 라인을 주문한 상태이다.

졸로투른의 이 회사는 신생 회사이지만, 시계는 포르쉐 디자인 그룹에서 빛나는 전통을 자랑한다. 포르쉐 디자인 그룹의 설립자는 오늘날까지도 독특성이 돋보이는 포르쉐 911을 디자인한 페르디난트 알렉산더 포르쉐(Ferdinand Alexander Porsche) 교수였다. 그는 1972년 스투트가르트에 디자인 스튜디오를 세워 직접 경영하기 시작했고 이듬해에 바늘과 눈금을 제외한 모든 것을 은은한 검은색으로 디자인한 시계를 최초로 선보였다. “저는 자동차에 적합한 시계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911의 속도계나 회전속도계처럼 검은색을 채택했죠. 그래야 시간을 읽을 때 눈이 부시지 않거든요.” 또 다른 이정표가 된 것은 1980년대에 제작한 티타늄 크로노그래프였다. 이 제품은 크로노그래프 버튼이 케이스 안으로 숨은 디자인과, 특히 티타늄 소재로 만든 최초의 크로노그래프라는 사실때문에 아직까지도 전설로 남아있다. 포르쉐 디자인 타임피스는 이러한 전통을 계승한다. 시계를 티타늄 소재로 제작한다.

한편, 포르쉐 디자인 타임피스의 기준 제품은 어떤 스타일을 갖춰야 할까? 첼암제의 디자인 스튜디오에 자문을 구했다. 그곳에서는 롤란트 하일러(Roland Heiler)가 F. A. 포르쉐의 디자인 유업을 계승하고 있다. 이 슈바벤 출신의 디자이너에게는 과거의 성공 모델을 뻔뻔스럽게 베끼는 일이란 있을 수 없다. 하일러는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신형 크로노미터는 직경이 커지고 과거의 둥근 형태를 이제 에지로 돋보이게 한다. 특히 케이스의 우측면을 좀 더 간결하게 하기 위해, 하일러는 크로노그래프 작동 버튼을 시프트 패들로 대치한다. 이 장치는 크로노그래프 기계 장치를 조정하는 기능을 한다. 시작, 정지 및 리셋 기능이 여기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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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 기술 작품: 모노블록 액추에이터는 F. A. 포르쉐가 최초로 디자인한 전설적 시계를 새로이 해석하고, 크로노그래프 시소 버튼이라는 중요한 세부 장치를 추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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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심이 없으므로, 시간이 잘 보인다. F. A. 포르쉐도 열광했을 것이다.”

시소 버튼 도입은 디자이너의 관점에서는 간단한 일이지만 제작자에게는 까다로운 작업이다. “시소 버튼을 한 축에 단순히 고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면 이 축이 용두 튜브와 중첩되니까요.”라고 베르크만은 설명한다. 그래서 케이스 제작자는 처음에는 시소 버튼을 한쪽만 고정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누르는 지점이 명확히 정해져야 했으며, 그뿐 아니라 시소 버튼은 작동하지 않을 때는 케이스와 동일 평면에 있고 절대로 간격이 생기지 않아야 한다. 이만한 치수의 부품을 한쪽만 고정해서는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킬 수 없다. “이러한 난관에 처하면 저는 손에 전화기를 붙들고 바이삭과 통화하기를 좋아했지요.” 베르크만은 장난스럽게 미소 지으며 말한다. 그는 엔진에서 기계적 하중을 심하게 받는 부품은 항상 양측을 고정한다는 것을 바이삭의 동료들에게서 배웠다. 그의 부탁에 따라 바이삭에서 대안이 설계되었다.

“저는 이 설계를 들고 케이스 제작자에게 달려갔습니다. 우리는 이것이 더 나은 솔루션이라는 데 금방 의견이 일치했습니다.”라고 베르크만은 회고한다. 레이싱카 전문가와 시계 전문가의 공동 작업의 결과 특허 획득 솔루션이 개발되었다. 이 솔루션은 밸브 제어를 위한 로커 암 시스템처럼 생겼다. 로커 암 시스템은 밸브를 작동시키지만, 시소 버튼은 사용자가 손가락으로 누르는 힘을 시계 내부의 크로노그래프 기계 장치로 전달한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밸브 스프링과 유사한 스프링 기계 장치는 시소 버튼이 중립 위치에 있게 한다. 샤프트 실링은 케이스 방수를 담당한다.

스위스의 크로노피어블(Chronofiable) 규준에 따르면 크로노그래프는 최소한 3천 번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제품의 내구성이 규정된 기준보다 훨씬 뛰어나야 한다는 포르쉐의 원칙을 준수했습니다.”라고 베르크만은 말한다. “우리는 품질 보증 조치를 포함한 전체 개발 과정에서 포르쉐의 개발 과정을 모범으로 삼았습니다.” 제품은 견고하고 일상생활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하므로 시간이 잘 보이도록 사파이어 유리 양면에 7중으로 반사 방지 코팅과 스크래치 방지 코팅도 했다. 물론 크로노그래프의 시소 버튼은 유리에 아무 위험도 끼치지 않는다. 매우 정밀하게 조정할 수 있고 제조 허용 공차가 아주 적게 설정되어 있으므로, 시소 버튼은 전혀 접촉 없이 마치 에어쿠션처럼 유리 위에서 미끄러진다.

포르쉐 디자인 타임피스의 제작자들은 이 스포츠용 크로노그래프 제품 라인을 ‘모노블록 액추에이터’라고 부른다. 최근 버전의 명칭은 ‘블랙 앤 러버’이다. 티타늄 케이스는 은은한 검은색으로 코팅되어 있으며 시계줄의 소재는 검은색 고무이다. 눈부심이 없으므로, 시간이 잘 보인다. F. A. 포르쉐도 열광했을 것이다.

Martin Häußermann
사진 Rafael Krötz

포르쉐 디자인의 시계들은 포르쉐 디자인 스토어와 선별된 전문 판매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다음 링크를 통해 포르쉐 디자인 스토어 검색기에서 모든 매장을 찾아볼 수 있다: http://www.porsche-design.com/store-locator